몇 주 전에 한 안식교인 L씨가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안식교의 ‘정통성’을 주장하며 “출애굽기 20장 8절에 하나님께서 명하셨기 때문에 지킨다.” “출애굽기 31장 15절을 보면 안식일이 더없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식일을 더럽히는 자는 죽이라고까지 말씀하셨다”고 썼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쓰여 있는 말씀 그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안식교인들은 결코 성경을 ‘문자적으로’ 풀지 않는다. 성경 한쪽에서는 문자적으로 푸는 척하다가 자기들에게 불리한 곳에 이르러서는 슬쩍 넘어가버린다. 먼저, 그들이 진정으로 문자적으로 성경을 해석한다면 왜 안식일을 어기는 사람을 사형에 처할 수 없는가? 이는 구약 시대에는 문자적으로 시행된 일이었다.

그는 안식일이 유대인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이방인에게도 해당된다는 증거 구절로 이사야 56:6,7을 들었다.

                    6또한 스스로 주께 연합하여 그를 섬기며, 주의 이름을 사랑하고, 그의 종들이 되는 타국인들의 아들들, 곧 안식일을 더럽히지 않고 지키며 나의 언약을 붙잡는 모든 자들을,	
                    7내가 나의 거룩한 산으로 인도하여 기도하는 나의 집에서 그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며, 그들의 번제들과 희생제들도 나의 제단 위에 받아들이리니 이는 나의 집이 모든 백성에게 기도하는 집이라 불릴 것임이라.	

                    6Also the sons of the stranger, that join themselves to the LORD, to serve him, and to love the name of the LORD, to be his servants, every one that keepeth the sabbath from polluting it, and taketh hold of my covenant;
                    7Even them will I bring to my holy mountain, and make them joyful in my house of prayer: their burnt offerings and their sacrifices shall be accepted upon mine altar; for mine house shall be called an house of prayer for all people.
                

이사야 56:6,7한글킹제임스성경

그러나 반쪽만 문자적으로 보고 나머지 반쪽은 슬쩍 넘어가는 전형적인 모습이 여기서도 발견된다. 7절을 보자.

그 이방인들이 ‘번제들과 희생제들을’ 드린다는 사실과 ‘나의 거룩한 산’이 시온산이라는 사실은 문자적으로 보지도 않고 언급도 하지 않는 것이다. 위의 말씀은 문자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지금이 아니라, 미래의 일, 즉 교회 시대가 끝나고 대환란이 지난 뒤인 천년왕국 때 이루어질 것이다.

그는 또 바울도 안식일을 “지켰다”고 말하기 위해 사도행전 18:4을 제시한다. “그가 안식일마다 회당에서 변론하며 유대인들과 헬라인들을 설득시키니라.” 여기서 바울이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간 이유가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예배드리기” 위해서인가? 아니다. 바울이 믿지 않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안식일에 그리 들어간 것임을 오직 눈먼 안식교인들만 보지 못하는 것이다. 안식교인들이 그렇게 바울을 열심히 따라하려면, 행 21:26에서 바울이 사람들을 데리고 ‘정결례를 행하러’ 성전에 들어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까지 따라해야 하지 않겠는가?

안식교인들의 논리가 일부 사람들에게 먹혀들어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개신교 목사들이 토요일은 유대인의 안식일이고 일요일은 그리스도인의 안식일이라는 식으로 가르치기 때문이다. 이 소위 “주일성수” 개념 때문에 안식교인들은 더욱 소리 높여 기존의 개신교가 잘못되었고 자신들이 옳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사실 일요일을 ‘거룩하게 지키는’ 것은 성경에 기초하고 있지 않은, 잘못된 교리이다. 많은 개신교 목사들이 교인들에게 교회 출석과 봉사를 강조하기 위해 주일 성수라는 개념을 편리하게 이용해 왔다. 그러나 은혜로 구원받고 성령으로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은 일주일 중 어느 한 날을 ‘지키라’는 명령을 결코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이 날을 저 날보다 낫게 여기든 그렇지 않는 각자 마음에 확정하고, 날을 소중히 여겨도 주를 위하여, 소중히 여기지 않아도 주를 위하여 그렇게 하라고 바울은 가르치고 있다(롬 14:5,6).

혹자는 성경에 “주의 날”이 나오는 것을 가지고 ‘주일’ 성수를 지지하려 든다. 물론 성경에는 ‘주의 날’이 나온다. 이를 두고 흔히들 ‘주일’이라고 고쳐 부르지만, 성경에는 “Lord’s day”(굳이 차이 두어 번역하자면 주일)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고 “the day of the Lord”(주의 날)이 나올 뿐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이 날은 일요일을 칭하는 날이 아니다. 구약에서, 특히 선지서들에서 반복되어 등장하는 이 단어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의 심판, 천년왕국을 모두 포함하는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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